송편 만들며 사랑을 나누는 마을

입력 2015-10-05 00:56  

<p>[나는서울시민이다=장은희 마을기자] 추석이면 고향을 찾아 가족들과 함께 도란도란 둘러앉아 송편을 만들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풍성한 오곡밥과 과일을 맛보는 즐거움에 빠진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송편을 준비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p>

<p>2015년 9월19일 토요일 이른 아침. 홍은동 벽산아파트 주민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를 따라가보니 아파트 경로당에 모여 송편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엿보였다.</p>

<p>추석을 맞아 조금 일찍 송편 빚는데 동네 아이들과 주민들이 함께 모여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호박송편, 쑥송편, 백년초 송편, 쌀 송편 등 다양한 송편을 만들며 오랜만의 여유로움과 다정함이 보였다.</p>

<p>삼삼오오 나온 주민들은 처음 보는 주민들과 시간이 없어 자주 만나지 못한 이웃들도 함께 나와 송편을 빚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p>

▲ 송편을 처음 만들어 보는 학생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 주민이 함께 추석 송편을 만들고 있는 모습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마을공동체 김희수 대표는 "이번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주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기쁘고 못 보던 얼굴도 이런 기회에 찾아와서 송편을 함께 만드니 이웃과 추석 명절을 함께 지내는 것 같다"며 "정을 나누며 어려운 이웃에게 송편을 나눌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p>

<p>이곳 사람들은 송편빚기를 함께 하면서 명절 덕담과 세시 풍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경로와 효사상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교실이 따로 없었다.</p>

<p>함께 만든 송편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새터민 가족들과 독거 어르신들에게 나눠 준다. 모두가 마음을 나누며 송편을 빚는 모습이 사람 사는 마을임을 느낄 수가 있었다.</p>

<p>"송편을 처음 만들 때는 모양도 잘 안 나오고 했는데 계속 만드니 재밌다. 또 모양이 잘 나오면 기분이 좋다. 주민들과 함께 만드니까 기쁘고 즐겁다."</p>

<p>정원여중 2학년에 재학중인 이재희 학생의 말이다.</p>

▲ 주민의 정성이 담긴 송편을 독거 어르신과 새터민에게 나눠준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홍은동 벽산아파트 어울림 공동체는 2015년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사업으로 '활동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공동체생활'을 위해 주민들이 직접 나선 사례다.</p>

<p>일반적으로 공동주택인 아파트는 특성상 공동체 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주거 공간이다.</p>

<p>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점점 개인적인 생활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아파트만큼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지니고 공동체 관계마을을 형성해 주민들과 협력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관계로 발전시키기 좋은 공간도 없다.</p>

<p>층간 소음문제 등 아파트의 갈등을 해결하고 이웃과 더불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모델이 절실한 이유다.</p>

<p>이번 사업을 통해 이곳 사람들은 주변 환경을 돌아보며 생태계에 관심을 갖고 '우리 마을 환경체험으로 북한산 자락길 걷기와 실락어린이공원과 아파트 주변에 나무이름표 달기를 함으로써 나무와 마을에 애착심을 갖고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문화를 가지게 됐다는 평가다.</p>

▲ 나무에 이름표를 달아 주는 마을사람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
<p>벽산아파트는 1천509세대 대단지 아파트로 그동안 소통이 잘 안되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가족 체형교정 교실'을 여는 등 노력을 쏟아왔다.</p>

<p>가족과 함께 운동을 하면서 체형을 바로 잡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 특히 주민강사를 초대해 인성교육을 하고 부부 간의 소통문제는 물론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시작했다.</p>

<p>벽산아파트마을공동체는 2013년 마을사업의 일환으로 '텃밭 가꾸기' 행사를 열어 나무상자를 만들어 아파트 주민들이 직접 채소를 심어 나눠먹고 있다.</p>

<p>또한 자연학습장으로 이용하면서 주민들이 직접 가꾸어 먹는 건강한 먹거리로 이웃간의 간격을 좁히고 있다.</p>

▲ 상자 텃밭 가꾸기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주민들은 7월부터 지속적으로 아파트 주변을 관찰하면서 우리 마을 환경체험을 하며 세밀화 그림을 그리고, 가을에는 전시회도 할 예정이다.</p>

<p>초·중·고교생은 물론 대학생과 주민들이 함께 모여 아파트에 어떤 식물들이 살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이웃들과 그림을 함께 그리고 있다. 서툰 손으로 열심히 그리는 주부에게 다가가 물었다.</p>

<p>"그림을 처음 그리는데 연필 깎는 것과 연필 잡는 법을 새롭게 배우니 초등학생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고 학생들과 함께하니 기분이 좋다."</p>

▲ 세밀화를 그리기 위해 줄긋기부터 배운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이번 공동체 활성화 사업으로 핵가족화된 마을 사람들이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벗어나 새로운 이웃을 만들어 소통하는 문화를 가지게 된 것은 큰 소득이다.</p>

<p>또한 환경체험으로 마을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갖고, 이웃과 함께 송편을 빚으면서 어르신들과 젊은 세대가 서로의 벽을 허물어 나가는 모습에서 건강한 마을의 모습을 발견한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p>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